CES 2022가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2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리는 대규모 국제 전시회다.

<현지시간 5일부터 7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2 전시장 내 카페테리아 전경.>

올해 CES가 주목 받는 이유는 결과에 따라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월), 국제가전박람회(IFA, 9월) 등 글로벌 3대 IT쇼 행보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주최기관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도 이를 의식한 듯 개막 전부터 다양한 방역조치를 강구했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와 함께 외국인은 출입배지 수령과정에서 백신 접종과 음성 확인서를 보여줘야 한다. 미국 참가자도 전시장에 출입하려면 주최 측이 개발한 '클리어' 앱으로 이를 입증해야 한다.

방역조치 강화에도 걱정은 줄지 않는다. 4일 기준 미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00만명을 돌파했다. CES 하루 참관객이 3만명이 넘으니 전시장에서 감염돼도 이상하지 않다는 생각까지 든다.

두려움을 안고 행사장에 도착하니 당혹스러운 일의 연속이다. 열에 일곱은 덴탈 마스크나 천 마스크다. 한국인을 구분하는 요건으로 방역마스크를 살펴볼 정도다. '턱스크'는 기본이고, 행사장 내 식음료 섭취가 가능하다 보니 수시로 마스크를 벗는 사람도 많다. 출입구에서 앱으로 검사하는 장면은 한 번도 마주하지 못했다. 전시장 밖은 더 열악하다. 보행자나 카지노 이용객 중 3분의 1은 마스크조차 착용하지 않는다.

<5일부터 7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 행사의 삼성전자 부스 전경. 참관 인원을 제한해 정해진 시간에 따라 등록한 인원만 입장이 가능하다. 삼성전자 관계자가 입장 메시지를 확인하고 있다.>

눈에 띄는 건 한국기업의 방역 조치다. 삼성·현대차·SK 등 대형부스 기업은 참관객 수와 시간을 제한 운영했다.

백화점 명품관을 연상시키듯 안내데스크에 미리 접수하고, 안내 받은 시간에만 입장이 가능했다.

체험구역에서는 담당직원이 상주하며 수시로 제품을 소독했다.

새로운 유형의 전시부스도 눈길을 끌었다. LG전자는 CES 역사상 최초로 실물제품을 전시하지 않고 현장 부스에서 바코드를 찍으면 가상현실(VR)·증강현실(AR)로 볼 수 있는 '가상 전시관'을 마련했다. 다수의 글로벌 빅테크기업이 개막 직전 참가를 취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코로나19 유행이 지속되면 대형 오프라인 행사는 변화가 불가피하다. 우리 기업이 코로나 시대 전시행사 변화를 주도하면 제품 경쟁력은 물론 안전까지 신뢰받는 새로운 가치를 얻을 것이다.

라스베이거스(미국)=

정용철기자 jungyc